아스트로젠, 내년 임상 3상 마무리 가능성 시사
뉴로벤티, 자폐 스펙트럼 치료제 국내 2상 전개
고바이오랩 "내년 인체 대상 임상 데이터 확보"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자폐스펙트럼 장애(ASD) 환자 수가 매년 빠르게 늘어나면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폐는 명확한 발병 원인이 없어,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로젠이 자폐스펙트럼 장애 치료제의 임상 3상을 내년 중으로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후발 기업들도 자폐스펙트럼 관련 임상시험을 전개하면서 치료제 개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자폐는 상호작용, 언어·비언어적 의사소통 광범위한 범위에서 복잡한 스펙트럼을 나타낸다는 의미에서 스펙트럼 장애로 불린다. 원인이 되는 유전자나 신경 이상이 다양하고 상호작용이 복잡해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발병 원인이 불명확한 만큼 치료제 개발도 어려워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약은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지 않았다. 행동 기반 증상들에 의존해 치료법을 결정하는데, 치료비 부담이 매우 높다는 한계가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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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폐 신약 주요 개발 현황./ 표=김은실 디자이너
◇ 아스트로젠·뉴로벤티 '약물재창출' 자폐 약 개발
국내에서 자폐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기업은 아스트로젠, 뉴로벤티, 고바이오랩이 대표적이다. 아스트로젠과 뉴로벤티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자폐스펙트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약물재창출은 시판 중이거나 상업화에 실패한 약물에 대해 적응증을 달리해, 새로운 치료제로 개발하는 방법이다.
아스트로젠은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자폐스펙트럼 장애 치료제로 ‘AST-001’와 ‘AST-003’을 개발 중이다. 이중 AST-001은 올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해당 약물은 아동기에 나타나는 자폐성 발달 장애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투약 기간은 3개월, 1일 2회 복용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내년 5월 국내 3상을 마무리하고 오는 2026년 국내 품목허가를 준비 중이다.
에스트로젠 관계자는 “AST-001의 경우 올해 말이면 환자 투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초에 3상 데이터를 도출하고 내년 안으로 품목허가 신청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ST-003은 글로벌 기술이전을 목표로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인 약물”이라며 “자체적으로 인간 대상 임상을 전개하기보다 파트너사가 결정되면 본격적으로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뉴로벤티는 지난 7월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 신약으로 개발 중인 ‘NV01-A02’의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NV01-A02는 환자가 씹어먹을 수 있는 알약 형태로 개발 중인 것이 특징이다.
뉴로벤티 관계자는 “NV01-A02는 유전성 지적 장애 적응증으로 지난 2022년 이미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며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 중인 만큼, 효능 확인의 임상 2상으로 바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 고바이오랩도 소아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제 ‘KBL1036’에 대해 아동 대상의 인체적용시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연구자 주도로 진행되는 해당 임상시험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은 소아 48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내년 결과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향후 임상 1상을 앞두고 임상 방향과 전략을 효율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해당 임상을 진행하게 됐다”며 “KBL1036 투약을 통해 증상 개선 정도 및 안전성 등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년 3월 중 최종 등록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중증 vs 경증 적응증 구분해 개발해야"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는 2022년 기준 3만7603명으로 2018년 2만6703명과 비교해 4년만에 70%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츠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19억3000만달러(약 2조 6000억원)에서 지난해 20억1000만달러(2조7000억원)로 커졌다. 오는 2030년에는 34억2000달러(4조 6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7.9%에 달한다. 선진국 위주로 자폐 진단 시장이 발달한 만큼, 발병률은 북미와 유럽에서 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신의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자폐는 발병 원인이 불명확한 만큼 행동 기반으로 질병 진단이 이뤄진다”며 “발병 원인이 다양해, 근본적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폐가 심각한 아동들에게는 신약이 개발되는 것이 효과 측면에서 유의미할 수 있지만, 경증 자폐스펙트럼 환자들은 행동학적 치료만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며 “중증과 경증으로 나눠서 치료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출처 : 시사저널e(https://www.sisajournal-e.com)
원문기사 : https://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406368